히알루론산(HA) 필러, 입자 크기에 따른 적합한 시술 부위
히알루론산(HA) 필러를 고르는 데는 다양한 기준이 있습니다. 필러의 유지기간이나 부작용 발생률도 중요할 테고 제조회사에 대한 신뢰도도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어떤 목적으로 어느 부위에 맞느냐입니다. 그런데 이는 필러의 제형(만들어진 형태) 및 입자 크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 모노패직 VS 바이패직
히알루론산 필러는 크게 모노패직(Monophasic) 필러와 바이패직(biphasic) 필러로 나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알아두셔야 할 건 자연 상태의 히알루론산은 이런 식으로 나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히알루론산은 그냥 히알루론산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왜 제품화된 히알루론산 필러는 두 가지 형태로 나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자연 상태의 히알루론산은 우리 몸 안에서 금방 흡수돼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필러를 맞는 이유는 피부를 탱탱하게 하고 볼륨감을 주기 위해서인데 맞자마자 얼마 안 돼서 사라지게 둘 수는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필러를 만들 때 히알루론산의 흡수를 늦추기 위한 작업을 합니다. 이 작업이 바로 교차결합 혹은 가교라고 불리는 ‘Cross-linking'이고 이 때 주로 쓰이는 물질이 BDDE입니다. (Cross-linking과 BDDE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히알루론산 필러 - 크로스 링킹과 BDDE!’ 칼럼을 참고해 주세요.)
바로 이 Cross-linking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필러는 크게 모노패직과(Monophasic)과 바이패직(Biphasic)으로 나뉩니다. 모노패직 필러는 히알루론산을 미세하게 분할해서 젤 타입으로 만든 필러이고 바이패직 필러는 히알루론산을 크게 분할해서 입자 형태로 만든 필러입니다.
모노패직 필러는 젤 타입이기 때문에 점성이 강하고 부드럽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가 쉽고 주입했을 때 보다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부드러우니까 골고루 잘 퍼져서 피부가 울퉁불퉁해질 일도 적습니다. 반면 탄성이 작아서 형태를 유지하는 힘은 약합니다. 그 때문에 볼륨감을 주는 데는 상대적으로 불리합니다. 쥬비덤, 스타일에이지, 엘라비에, 뉴라미스 등이 있습니다.
바이패직 필러는 모노패직 타입과는 달리 점성보다는 탄성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한 번 자리 잡으면 볼륨감을 더 잘 유지합니다. 반면 원하는 모양을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몰딩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피부가 울퉁불퉁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레스틸렌, 퍼펙타, 이브아르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노패직 제품들은 볼륨감을 주는 데 쓰면 안 되느냐? 그리고 바이패직 제품들은 눈밑 애교살이나 잔주름 등 부드러운 필러가 필요한 곳에 쓰면 안 되느냐?
아닙니다. 모노패직 필러라고 해도 Cross-linking 정도에 따라 탄성이 좋은 필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바이패직 필러 역시 입자 크기를 조절함으로써 충분히 부드러운 필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즉, 모노패직이든 바이패직이든 제조방식을 조절함으로써 점성과 탄성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모노패직은 부드럽고 바이패직은 단단하다는 건 기본 성질이 그렇다는 뜻입니다.
현재 필러 제조회사들은 모노패직과 바이패직의 장점만을 취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드러워서 모양을 잡기 쉬우면서도 한 번 자리 잡으면 형태 유지가 잘 되는 필러라면 금상첨화겠죠? 그것을 얼마나 잘 하느냐가 바로 각 제조회사들이 내세우는 기술력일 것입니다.
■ 입자 크기에 따른 적합한 시술 부위
모노패직 필러는 입자가 아니라 젤 형태이기 때문에 입자 크기가 아니라 Cross-linking 정도로 제품을 분류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입자 크기로 설명하는 게 더 이해하기 편하므로 편의상 바이패직과 함께 묶어서 입자 크기로 설명하려 합니다.
히알루론산 필러는 입자 크기에 따라서 성질이 달라집니다. 그 때문에 같은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입자를 어느 정도 크기로 만들었느냐에 따라 성질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리고 그 성질에 따라 세부적인 제품명도 달라지며 당연히 적합한 시술부위도 달라집니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이 입자가 작을수록 더 부드럽고 점성이 강합니다. 이처럼 입자가 작은 필러는 잔주름이나 눈밑 애교살, 입술, 물광주사 등 필러의 부드러움과 자연스러움이 요구되는 부위에 더 효과적입니다.
반면 입자가 커서 탄성이 강하고 단단한 필러는 콧대나 팔자주름, 무턱교정 등 형태를 잘 유지해서 볼륨감을 주어야하는 시술에 더 효과적입니다.
입자 크기에 따른 적합한 시술 부위를 레스틸렌으로 예를 들어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제품 종류 |
입자크기 |
시술부위 |
레스틸렌 서브큐 |
입자가 가장 큼 |
관자놀이, 볼, 무턱교정 등 볼륨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부위에 사용 |
레스틸렌 펄레인 |
입자가 큰편 |
깊은주름, 콧대, 안면윤곽 고정 등에 사용 |
레스틸렌 |
보통크기 |
일반적인 주름 개선 및 입술 확대에 사용 |
레스틸렌 비탈 |
입자가 작음 |
미세 주름 개선에 사용 (물광 주사) |
마찬가지로 쥬비덤, 이브아르, 엘라비에, 뉴라미스 등 모든 필러 제품들은 입자 크기에 따라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쥬비덤은 입자 크기에 따라 쥬비덤 볼루마 > 쥬비덤 울트라 플러스 > 쥬비덤 울트라로 나뉘고 이브아르는 이브아르 컨투어 > 이브아르 볼륨 > 이브아르 클래식 > 이브아르 하이드로로 나뉘는 식입니다.
각 제품들의 효과와 시술 부위는 입자 크기에 따라서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자면 이브아르 컨투어는 레스틸렌 서브큐와 이브아르 볼륨은 레스틸렌 펄레인과 비슷합니다.
지금까지 히알루론산 필러가 제형 및 입자 크기에 따라서 어떤 성질을 갖는지, 그리고 어떤 부위에 적합한지 알아보았습니다.
유의하셔야할 것은 이는 어디까지나 큰 기준에 맞추어서 대략적으로 구분한 것이라는 점입니다. 세부적으로 들어간다면 이처럼 단순하지 않고 훨씬 복잡한 경우들이 생깁니다. 히알루론산을 어떤 방식으로 정제했는지, 어떤 새로운 기술로 교차결합 했는지, 독성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방식을 택했는지 등등 많은 고려사항이 존재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위 내용은 히알루론산 필러를 큰 틀에서 어떻게 고를지에 대해서 참고하시는 정도로만 활용하시고, 실제 어떤 필러를 어느 부위에 시술받을지는 꼭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