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7 Hits(20420)
"수술과 부기는 단짝 친구다?" : 붓기 왕짜증
바비님들 질문 하나만 할게요.
혹시 수술 후 가장 걱정되는 게 무엇인가요? 수술 결과라고요?
물론 수술이 얼마나 잘 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건 크게 보았을 때고요.
작게 보자면 많은 분들이 ‘부기’를 걱정합니다.
수술한 다음에 예뻐진 내 모습을 한시라도 빨리 세상에 뽐내고 싶은데 ‘부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부기가 대체 왜 생기는 건지 그 이유를 알아보려 합니다.
적을 알아야 대처법도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부기에 대해 알려면 먼저 ‘간질액’이라는 것에 대해 알아야 해요.
간질액은 혈관 안을 흐르고 있던 혈액이 조직 사이로 빠져나온 걸 뜻해요.
여기서 ‘간’은 사이 간(間)자인데요. 뒤에 ‘액’ 자가 붙어 있으니 당연히 액체겠죠?
즉, ‘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액체’가 간질액인 셈인데요.
이 간질액을 쉽게 ‘조직액’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우리는 앞으로 조직액이라고 부르기로 해요^^
부기는 바로 조직액이 수술 부위 아래 뭉쳐있기 때문에 생겨요.
풍선에 물을 부으면 부을수록 풍선이 부풀어 오르죠?
마찬가지로 우리 피부도 그 아래 조직액이 일정 수준 이상 쌓이면 부풀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평소에는 조직액이 한군데 쌓이지 않고 자연스레 순환하는데요.
왜 수술 후에는 조직액이 순환하지 않고 한 군데 모여서 ‘부기’가 되는 걸까요?
조직액이 모여서 부기가 생기는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어요.
첫 번째 단계는 혈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와서 조직액이 증가하는 단계고요.
두 번째 단계는 조직액이 흡수되어 순환하는 단계입니다.
먼저 조직액이 증가하는 단계부터 알아볼게요.
조직액이 증가했다는 건 곧 혈관 밖으로 빠져나온 혈액량이 증가했다는 뜻이에요.
우리 피부 아래에는 모세혈관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요.
수술할 때 이 모세혈관이 손상당하면 당연히 혈액이 밖으로 새어 나오겠죠?
또한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손상당하면 ‘혈관 투과성’이 높아지면서 혈액이 밖으로 빠져나오는 양이 늘어나게 됩니다.
여기서 잠깐! 혈관 투과성이 뭐냐고요? 머릿속에 얇은 종이 한 장을 떠올려 보세요.
이제 이 종이 위로 물이 흘러간다고 상상해 보세요.
물이 처음에는 잘 흘러가겠죠?
하지만 종이가 물에 젖으면 어느 순간부터 물이 종이 밑으로 뚝뚝 떨어지기 시작할 거예요.
종이에 구멍이 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처럼 종이 밑으로 물이 통과한 걸 보고 물이 종이를 ‘투과’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이제 투과라는 말이 어느 정도 이해되셨나요?
그런데 종이를 물이 투과하듯이 혈액도 혈관 밖으로 ‘투과’될 수 있어요.
즉, 혈관 투과성이란 혈액이 혈관 밖으로 얼마나 많이 투과되느냐를 뜻해요.
자, 다시 돌아와서, 수술로 혈관을 구성하는 세포들이 손상당하면 바로 이 혈관 투과성이 높아져요.
혈관 투과성이 높아진다는 건 혈관 밖으로 빠져나가는 혈액량이 늘어난다는 뜻이겠죠?
게다가 수술하면 자연히 조직 내 염증이 생기는데요.
염증이 생기면 혈관이 확장됩니다. 이는 독소를 희석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인데요.
혈관이 확장되면 혈관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지므로 혈관 투과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더군다나 혈관이 확장되면 당연히 그 안을 흐르는 혈액량도 증가해요.
혈액량이 증가하면 당연히 혈관 밖으로 투과되는 혈액량도 많아질 거예요.
이처럼 수술을 하면 이래저래 조직액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
여기까지가 바로 수술 후 조직액이 늘어나는 단계에요.
이번에는 조직액이 흡수-순환되는 단계에 대해 알아볼게요.
조직 사이에 존재하는 조직액은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에요.
물이 한 곳에 고여 있으면 썩는다는 건 잘 알고 계시죠?
조직액도 한 곳에 계속 있으면 썩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우리 몸은 자연스레 조직액을 순환시킵니다.
조직액이 순환하려면 먼저 어딘가로 흡수되어야 하는데요.
조직 사이에 있는 조직액을 흡수해서 순환시키는 기관이 바로 모세정맥과 림프관입니다.
위 사진을 보면 모세동맥에서 빠져나온 조직액이 모세정맥과 림프관으로 다시 들어가는 게 보이시죠?
그런데 만약 이 모세정맥과 림프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조직액이 순환하지 못하고 점점 쌓이겠죠? (이를 두고 전문의들은 ‘림프 순환’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해요^^)
수술할 때는 안타깝게도 모세정맥과 림프관 역시 손상당하게 됩니다.
안 그래도 조직액이 증가했는데 순환도 제대로 안 되니 점점 쌓일 수밖에 없겠죠?
게다가 혈액이 혈관 밖으로 빠져나올 때 단백질 성분도 같이 빠져나오는데요.
이 단백질이 엉겨 붙어서 덩어리가 되면 조직액이 정상적으로 흡수되고 순환하는 걸 방해한답니다.
(일종의 ‘길막’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 부기가 점점 심해질 수밖에요 ㅠㅠ
정리하자면, 부기가 생기는 이유는 피부 밑에 조직액이 쌓이기 때문이고,
조직액이 쌓이는 이유는 수술할 때 혈관 및 림프관이 손상당해서 ‘조직액이 증가하는데 순환은 느려지기 때문’이에요.
몇몇 바비님들은 애초에 손상 없게 수술하면 되지 않느냐고 의아해할지도 모르겠는데요.
수술할 때 조직이 손상당하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에요.
조직을 전혀 손상하지 않고 수술하는 건 불가능해요.
피부를 아주 조금만 잘라도 피부 입장에서는 손상이니까요^^
즉, 수술하면 조직이 손상당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그러면 조직액이 증가할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부기가 생기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에요 ㅠㅠ 결국 수술과 부기는 단짝 친구라는 사실!
(보톡스나 필러처럼 주사만 놓는 시술은 부기가 거의 생기지 않는데 이젠 그 이유도 잘 아시겠죠?^^)
이제 부기가 생기는 이유를 알았느니 ‘부기 빼는 방법’을 알 차례인데요.
적을 알게 되었으니 공략법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겠죠?
부기 빼는 방법에 대해서는 다음 편 ‘수술 후 부기, 내가 없애주마!’에서 알아보기로 해요.
그럼 오늘 배운 내용 잘 기억하시길 바라며, 오늘도 비비디 바비디 부~!